로봇 손재주의 돌파구: 바나나와 컵 같은 곡면 물체 다루기

로봇 손재주의 돌파구: 바나나와 컵 같은 곡면 물체 다루기

7분 읽기•2026년 5월 1일•
Ben Harris
Ben Harris

상자를 완벽하게 쌓는 로봇도 바나나 하나를 집는 일에는 번번이 서툴다. 새로운 연구는 바로 이 간극을 겨냥한다. 실제 주방과 병원, 공장 현장을 가득 채운 곡면·불규칙 물체를 로봇이 이해하고 다룰 수 있도록 하는 프레임워크를 제시한 것이다. 이는 단순히 과일을 다루는 기술에 그치지 않는다. 통제된 환경을 벗어나 작동해야 하는 모든 그리퍼 시스템의 기반이 될 수 있는 연구다.


목차


곡면 물체가 로봇 그리퍼를 무력화하는 이유

대부분의 상용 로봇 그리퍼는 한 가지 전제를 암묵적으로 깔고 설계된다. 물체에는 평평한 면과 예측 가능한 모서리가 있고, 접촉 형상도 일정하다는 가정이다. 바나나는 이 모든 전제를 한꺼번에 깨뜨린다.

핵심 문제는 접촉 계획이다. 그리퍼가 물체를 안정적으로, 그리고 제어 가능한 상태로 잡으려면 정확히 어디에 닿아야 하는지 결정해야 한다. 직사각형 상자는 접촉 지점이 뚜렷하고 물리적으로도 오차를 어느 정도 허용한다. 하지만 곡면에서는 작은 위치 오차가 연쇄적으로 문제를 일으킨다. 그리퍼가 미끄러지고, 물체가 예측할 수 없이 회전하며, 결국 파지에 실패한다. TechXplore에 따르면 이 문제는 컵, 필러, 과일, 공구 등 일상적인 물체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이들은 모두 평면이 아닌 형상을 지니며, 기존 조작 파이프라인으로는 그 구조를 정확히 모델링하기 어렵다.

실무적인 비용도 만만치 않다. 창고와 식품 가공 분야의 자동화가 부드럽고 불규칙한 농산물을 오랫동안 피했던 이유도 바로 파지 신뢰성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골판지 상자에서 성공률 99%를 보이는 그리퍼가 곡면 농산물에서는 60~70%까지 떨어질 수 있다. 한 번 떨어진 물체가 전체 컨베이어 공정을 방해할 수 있는 고속 생산 라인에서는 경제성이 나오기 어렵다.


새 프레임워크의 작동 방식

이 연구는 미분기하학을 활용해 곡면 물체를 모델링하는 기하 인식 조작 프레임워크를 제안한다. 미분기하학은 물리학에서 휘어진 시공간을 설명할 때 쓰이는 수학 도구이기도 하다. 여기서는 그리퍼의 접촉 영역이 비평면 표면과 상호작용하는 동안 어떻게 변형되고 이동하는지를 표현하는 데 활용된다.

많은 파지 계획 시스템처럼 물체 표면을 평평하게 근사하는 대신, 이 프레임워크는 연속적인 곡률 모델을 유지한다. 평면 지도로 이동하는 것과 지구본을 보며 이동하는 것의 차이를 떠올리면 된다. 평면 지도는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왜곡이 커진다. 물론 실제 물체 표면은 구형 표면보다 훨씬 다양하므로 이 비유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도 원리는 같다. 곡률을 고려한 모델일수록 접촉 위치를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시스템은 세 단계로 작동한다.

  1. 표면 재구성 — 깊이 센서가 대상 물체의 곡률 지도를 실시간으로 구축한다.
  2. 접촉 최적화 — 계획기가 곡면 전체에서 안정적인 접촉 면적을 극대화할 수 있는 그리퍼 위치를 찾는다.
  3. 피드백 기반 파지 실행 — 손끝의 힘·토크 센서가 물체를 들어 올리고 조작하는 동안 파지 압력을 동적으로 조절한다.

이 폐루프 구조가 핵심적인 차별점이다. 기존 방식은 파지 계획을 계산한 뒤 개방 루프 방식으로 실행했기 때문에, 예상한 접촉 형상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실패할 수 있었다. 새 시스템은 계속해서 오차를 보정한다. 표면이 완전히 일정하지 않은 물체를 다룰 때 특히 중요하다. 살짝 무른 바나나는 단단한 바나나와는 다르게 변형되기 때문이다.


현재 그리퍼 성능과의 비교

그렇다면 이 연구는 현재 판매되는 그리퍼 하드웨어와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일까? 연구 단계의 성능과 상용화 수준 사이의 간극을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퍼 유형곡면 물체 성능일반적인 용도한계
두 손가락 평행 조 그리퍼낮음 — 점 접촉에 의존상자, 원통형 물체불규칙한 곡면에서 미끄러짐
세 손가락 적응형 그리퍼(예: Robotiq 2F-85)보통 — 부분적으로 형상에 순응다양한 산업용 픽 작업곡률 적응 능력 제한
소프트/순응형 그리퍼순응성 높음, 정밀도 낮음섬세한 농산물정밀한 배치가 필요한 공구 작업에 부적합
다손가락 고기능 손높음 — 그러나 느리고 고가연구 플랫폼대규모 적용 시 사이클 타임과 비용 부담
이 연구의 프레임워크(센서 피드백 + 곡률 기반 계획)높은 순응성 + 정밀도실험실에서 시연아직 상용 제품으로 패키지되지 않음

현재 적응형 그리핑 분야를 대표하는 상용 제품인 Robotiq의 2F-85와 3-Finger Adaptive Gripper는 기계적 순응성을 통해 어느 정도 곡면 물체를 다룬다. 손가락이 물체의 형상을 계산으로 해결하는 대신 실제로 감싸 쥐는 방식이다. 효과는 있지만 순응성을 얻는 대신 정밀도를 일부 포기해야 한다. 바나나를 집는 것은 가능해도, 후속 공정을 위해 정확한 방향으로 배치하는 일—껍질 벗기기, 절단, 포장 등—은 여전히 안정적이지 않다.

이 연구의 프레임워크가 겨냥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곡면 물체를 단순히 집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의도한 위치와 방향으로 조작하는 것이다. 이 차이는 식품 가공, 수술 로봇, 그리고 물체를 집은 뒤 특정 작업을 수행해야 하는 모든 분야에서 중요하다.

식품이나 소비재 분야에 사용할 중고 산업용 로봇을 알아보는 구매자라면, 현재 하드웨어에 표준 소프트웨어를 조합하는 것만으로는 이 문제를 안정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이번 연구는 차세대 그리퍼·인지 시스템이 갖춰야 할 방향을 보여준다.


로보틱스와 자동화에 미치는 의미

이번 연구가 가장 큰 의미를 갖는 분야는 곡면 물체 처리가 현재 병목으로 남아 있는 네 가지 영역이다.

식품 가공과 농업은 가장 즉각적인 기회를 제공한다. 과일 수확과 선별, 가공 라인은 여전히 인력 의존도가 높거나 고도로 특화된 단일 목적 장비를 사용한다. 범용 곡면 물체 조작 기술이 완성되면, 맞춤형 솔루션에 필요한 설계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농산물 처리 라인에도 유연한 자동화를 도입할 수 있다.

수술 및 의료 로봇은 메스, 견인기, 카테터처럼 곡면을 가진 기구를 끊임없이 다룬다. 이런 도구를 정밀하고 유연하게 잡는 일은 이미 중요한 연구 과제이며, 이번 프레임워크는 해당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는 계산 기반을 제공한다.

서비스 및 가정용 로봇은 거의 모든 주방 작업에서 곡면 물체 문제에 부딪힌다. 컵, 바나나, 채소 필러, 스펀지를 하나의 작업 흐름 안에서 안정적으로 다룰 수 있는 로봇은 평평하거나 각기둥 형태인 물체만 처리하는 로봇보다 활용도가 본질적으로 높다. 이는 여러 기업이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가정 도우미 로봇에 필요한 선결 능력이다.

비정형 제조 환경의 코봇은 완벽하게 가공되지 않은 부품도 점점 더 많이 다루고 있다. 주물 부품, 성형 부품, 유기적인 형태의 소비재 등이 대표적이다. 코봇 암에 곡률 인식 파지 계획을 결합하면 실제 투입 가능한 작업 범위를 크게 넓힐 수 있다. 유연한 제조 셀에 사용할 중고 코봇 매물을 검토하는 구매자라면 이 연구 분야를 주의 깊게 지켜볼 만하다. 기존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 적용해도 새 로봇 암에 자본을 투입하지 않고 기능을 확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더 큰 흐름은 분명하다. 이 분야의 혁신 중심이 그리퍼 하드웨어에서 인지와 계획 소프트웨어로 이동하고 있다. 조작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다음 돌파구는 더 이국적인 손가락 소재가 아니라, 접촉 형상을 더 정교하게 계산하는 모델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자주 묻는 질문

로봇은 왜 평평한 물체보다 곡면 물체를 다루기 어려운가?

곡면은 예측하기 어려운 접촉 형상을 만든다. 그리퍼가 물체에 닿는 지점이 물체의 방향이 바뀔 때마다 달라지기 때문에 안정적인 파지 계획을 세우기가 훨씬 어렵다. 기존 로봇 파지 알고리즘은 평면이나 각기둥 형태를 전제로 한다. 곡률이 조금만 있어도 불확실성이 커져 상용 하드웨어의 성공률이 20~40% 낮아질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어떤 물체에 적용할 수 있는가?

바나나 같은 과일, 컵과 머그잔 같은 원통형 용기, 필러와 드라이버 같은 수공구 등 연속적으로 휘어진 표면을 가진 물체라면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물체별로 최적화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하학적 특성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개별 물체 종류가 아니라 곡면 물체라는 범주 전반으로 일반화할 수 있다.

이미 판매 중인 소프트 그리퍼 기술과 비교하면 어떤가?

소프트 그리퍼는 곡면에 밀착해 감싸는 방식으로 순응성 문제를 해결하지만, 배치 정밀도는 떨어진다. 이번 프레임워크는 곡면 물체를 잡은 뒤 높은 위치 정확도로 배치하고 조작하는, 다른 요구 사항을 겨냥한다. 두 접근법은 서로 보완적이며, 장기적으로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에서 결합될 가능성이 있다.

이 기술은 언제 상용 로봇 시스템에 적용될 수 있는가?

로봇 조작 분야의 기반 기술이 연구 단계에서 제품으로 이어지는 데는 일반적으로 3~7년이 걸린다. 다만 여기서 핵심인 인지와 계획 요소는 소프트웨어 기반이므로, 새로운 하드웨어보다 기존 플랫폼에 더 빠르게 통합될 수 있다. 곡면 물체 처리를 해결했을 때 경제적 효과가 큰 식품 가공과 의료 로봇 분야에서 먼저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수 하드웨어가 필요한가, 아니면 일반적인 로봇 암에서도 실행할 수 있는가?

이 프레임워크에는 표면 재구성을 위한 깊이 카메라와 손끝 힘·토크 센서가 필요하다. 두 부품 모두 시중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산업용 및 협동 로봇 플랫폼과 호환된다. 계산 부담은 주로 계획 단계에서 발생하므로, 대부분의 응용 분야에서는 일반적인 온보드 컴퓨팅 장치로도 실행할 수 있다.


곡면과 불규칙한 물체를 다루는 능력은 범용 로봇과 비정형 환경에 진정으로 유연하게 투입할 수 있는 로봇을 가르는 마지막 주요 장벽 가운데 하나다. 이번 연구는 이를 넘어설 현실적인 계산 방법을 제시한다. 이제 실험실 시연과 실제 생산 시스템 사이의 거리는 근본 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엔지니어링 통합의 문제에 가까워졌다.

Boston Dynamics, 전 Amazon AI 임원 Rohit Prasad를 CEO로 선임

Boston Dynamics는 전 Amazon 임원 Rohit Prasad를 내일부터 CEO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전 CEO Robert Playter가 물러난 지 거의 9개월 만의 인사로, Therobotreport가 처음 보도했다. Prasad는 임시 CEO Amanda McMaster의 뒤를 잇는다. Boston Dynamics는 그의 선임으로 로봇공학과 첨단 AI를 결합해 지능형 기계를 대규모로 상용화하려는 피지컬 AI 전략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밝혔다.

McMaster는 Playter가 2월에 회사를 떠난 뒤 CEO 직무를 맡았다. Prasad는 회사의 세 번째 CEO다. 창업자 Marc Raibert는 1992년 회사 설립부터 2020년까지 회사를 이끌었다.

Boston Dynamics에 합류하기 전 Prasad는 Amazon에서 Alexa 및 인공 일반 지능 부문 수석 부사장 겸 수석 과학자를 맡았다. Amazon에서 12년간 근무하며 Alexa의 초기 개발에 참여했고, 이후 기업용 Amazon Nova 파운데이션 모델 제품군 개발을 이끌었다. Amazon에 입사하기 전에는 Raytheon BBN Technologies에서 거의 14년간 근무하면서 머신러닝 연구와 미국 정부 및 기업을 위한 실제 적용을 주도했다.

Prasad는 산업 및 상업 환경 전반의 안전성, 생산성,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능형 로봇 시스템을 제품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소비자용 AI와 기업용 파운데이션 모델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으며, Boston Dynamics는 첨단 AI와 로봇공학을 결합해 지능형 기계를 상용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Hyundai 부회장이자 Boston Dynamics 이사회 의장인 Jaehoon Chang은 회사의 로봇공학 역량과 Prasad의 AI 제품화 경험, Hyundai Motor Group의 제조·물류·모빌리티 역량을 바탕으로 피지컬 AI를 구축하고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Hyundai는 2021년 SoftBank Group으로부터 Boston Dynamics의 지배 지분을 인수했다.

관련 승인 절차를 거쳐 Prasad는 회사 이사회에도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